익명의 누군가와 즐기는 메신저
인스턴트 메신저는 전화를 대신할만한 훌륭한 커뮤니케이션이 수단이 되었다. 한국인터넷진흥원(NIDA)이 지난 6월 만 6세 이상 전국 1만7천34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국내 인터넷 현황 자료'에 따르면 메신저를 이용하는 비율은 37.1%이며, 1주일 평균 이용시간은 6.6시간이었다. 하루에 56분 가량 메신저를 이용해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이다. 취업 전문 기관인 리크루트가 지난 5월 직장인 822명을 대상으로 '근무시간중 메신저 사용유무'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4.4%(694명)가 '사용한다'고 조사되 대다수의 직장인이 업무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메신저를 이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만큼 메신저는 전화, 전자메일, 휴대폰 등에 이어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되었다.

작년에 소개된 MSN 메신저 에이전트인 심심이를 메신저에 등록하면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심심이와 대화를 할 수 있다. 사람만큼 똑똑하지는 않지만 말을 가르치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고마운 대화 친구가 되어준다. 이와 유사한 MSN 메신저 서비스로 한 블로거가 개발한 Paper Cup 프로젝트(http://oakyoon.net/papercup)가 주목을 받고 있다. 15일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수백건의 대화가 진행될만큼 관심을 받고 있다. 주제별로 나뉜 메신저 아이디를 친구로 추가하고 대화를 하면 그 아이디를 등록한 다른 익명의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기존의 에이전트가 소프트웨어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라면 Paper Cub은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크게 다르다. 상대방의 메신저 아이디가 숨겨진채 익명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어 마땅한 대화 상대가 없는 외로운 메신저 사용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이렇게 각 채널별로 대화를 나눈 내용이 공개되고 있다. 서로 모르는 두 상대방이 소소한 내용으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며 점차 개인적인 이야기부터 관심사에 대한 보다 깊은 이야기로 확대된다. 익명으로 대화를 나누는 것이지만 평소 사용하던 메신저를 이용하는 탓인지 상대방에 예의와 신뢰에 기반한 대화가 이루어진다. 그간 기록된 대다수의 대화들이 Paper Cup의 즐거움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기계적인 답변만을 해주던 메신저 로봇과는 달리 감정을 가진 그 누군가인 인간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Paper Cup 프로젝트는 신선한 발상이다.
by oojoo | 2004/11/21 10:45 | Digital Say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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