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나라면 누굴 뽑겠는가?
우리는 어려서부터 시험과 선발에 익숙해져있다. 특히 고등학교 3학년 시절에 그것은 절정에 이른다. 각자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수 년을 공부하며 그것은 입시에 의해 결정된다. 가고 싶은 대학은 한정되어 있고 가려는 사람은 많다. 그렇다보니 당연히 대학은 적절한 기준에 의해 합격자를 선발해야 한다. 그러한 기준으로 가장 객관적인 것은 시험 외엔 뾰족히 없다. 그래서 고등학교 3년간의 성적과 입시 시험, 면접 등을 기준으로 당락이 결정되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이 아니라면 객관적으로 선발자들을 평가할 기준이 없는 것이다. 사람 됨됨이, 심성, 인성, 덕성 그 어떤 것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가 애매하다. 그렇지 않겠는가? 미인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서, 지역에 따라서, 심사위원에 따라서 다를 수 밖에 없다. 주관적일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기준으로 평가할 수 없다.

기업의 인사 채용도 마찬가지다. 인사담당자가 직원을 채용할 때 주관적인 기준보다는 객관적인 기준을 사용해야 한다. 인사담당자 어느 한 개인의 주관적인 잣대에 의해 채용을 결정한다면 정작 해당 인재를 필요로 하는 부서에서 불만이 클 것이다. 또 수 백명 이상의 규모를 가진 중견기업 이상의 기업이라면 인사청탁 등의 비리가 문제시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특히 이러한 평가 기준에 대해 조심스럽고 신중할 수 밖에 없다.

생각해보자. 10여명을 채용하는 채용공고에 300명의 신청자들이 몰렸다면 그 300명을 어떻게 평가하겠는가? 가장 좋은 방법은 우선 300명을 면접 보는 것이다. 객관적인 평가 기준만으로 선별하다보면 정작 자세, 태도, 인적성이 우수한 소위 스마트한 인재를 놓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정된 시간에 300명의 면접을 모두 진행할 수는 없다. 어쩔 수 없이 1차 면접을 위해 300명의 지원자 중에서 적당치 않은 지원자를 가려야 한다. 이때 대략 채용하려는 인재의 3배수~5배수 정도의 1차 면접자를 선정하기 위해 서류전형이 진행된다. 서류전형은 이력서, 자기소개서를 기준으로 하며 이 문서를 통해서 회사의 채용 기준에 적당한 인재를 가리게 된다. 이때 이러한 채용기준은 객관적이어야 하고 그렇다보니 학교출신과 학벌, 학교성적과 토익점수, 자격증 유무, 사회활동의 경험 등이 그 기준이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기준에서 우수한 결과를 보여준 지원자가 반드시 회사의 기준에 합당한 것은 아니다. 똑똑한 것만큼 중요한 것이 사회와 직장에 대한 자세, 태도 그리고 인성과 적성이다. 그런데 이러한 것은 객관적으로 파악하기가 여간 쉽지 않다. 또 문서 하나만으로 평가한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면접을 통해서 이러한 기준을 평가하게 된다. 물론 회사의 규모가 크고 제대로 된 평가 시스템을 갖춘 곳이라면 이러한 평가도 주관적일 수 있는 면접이 아닌 객관적인 시험이나 검사를 통해서 정확하게 수치화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필터링된 지원자들이 최종적인 면접 과정을 거쳐 선발되는 것이다. 최종적인 면접 과정 전까지는 최대한 객관적일 수 있는 기준에 의해서 평가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최종 면접에서는 면접관의 주관적인 판단과 기준에 의해 결정된다. 1990년대 이전의 채용 시스템은 주로 객관적인 자료보다는 어느 한 개인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한 채용이 주류를 이루었다. 하지만 1900년대 이후 특히 2000년대의 채용 시스템은 객관적인 평가와 시험, 진단 등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객관적 과정을 거쳐 선발된 인재들은 다시 채용 의사결정권자 나름대로의 기준에 의한 주관적 판단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그런만큼 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라면 누구나 내가 인사담당자라면, 내가 직접 사람을 채용하는 담당자라면 과연 ‘나’를 채용하겠는가? 라는 물음에 답변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우선 1차적인 평가 기준인 객관적인 평가 기준에 내가 작성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경력기술서’ 등의 서류전형을 위한 문서가 부합되는지를 살펴야 한다. 수 십, 수 백, 수 천명의 지원자들과 비교해 ‘나’를 대변하는 객관적인 지표들이 과연 차별화가 되고 인사담당자에게 눈길을 줄 수 있는지 비교, 분석해야 한다. 내가 만든 이력서, 자기소개서 등의 문서가 채용공고의 자격요건이나 기준에서 비춰볼 때 높이 평가할만한 것인지를 생각해보자.

이러한 객관적 기준에 부합이 되어야 숨겨진 나만의 개성과 장점을 피력할 수 있기 때문에 서류 전형은 무척 중요하다. 기업은 반드시 똑똑한 사람만을 선호하지는 않는다. 기업은 성실함, 뛰어난 분석력과 통찰력, 바람직한 자세와 태도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뛰어난 인재를 오히려 더 선호한다. 그런데 이러한 기본요건을 갖춘 많은 인재들이 객관적인 서류전형에 충분히 자신을 어필하지 못하고 탈락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반대로 뛰어난 학벌과 우수한 토익점수, 다양한 자격증을 갖춘 똑똑한 인재들도 객관적 평가의 서류전형에는 쉽게 합격하지만 그 이후의 채용과정에서 탈락하는 경우 또한 많다.

채용하려는 기업의 담당자 입장에서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 스스로 질문해보자. 과연 ‘나’라면 ‘나’를 채용하겠는가? 부족한 점은 무엇이고 객관적, 주관적 평가 기준에 ‘내’가 적합한 인재인지를 고민해보자. 그리고 부족한 점을 매꿔가려는 노력을 하자.
by oojoo | 2006/09/08 08:57 | HR | 트랙백 | 덧글(2)
트랙백 주소 : http://oojoo.egloos.com/tb/1408585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라띠 at 2006/09/09 00:05
요즘 취업 준비중이라 그런지 마음에 와닿습니다. "나라면 나를 채용하겠는가" 참... 어려운 질문이네요. 자기 자신을 객관화해서 바라본다는 것이 그리 쉬운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200360 at 2006/09/09 23:44
자기가 자신을 보는 눈에 비해 남이 자신을 평가하는 눈이 낮을때가 많습니다.. 사회인들이 현실에 불평, 불만을 가지게 되는 주요 원인이락 생각하네요..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