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탑의 아류가 아니다. 모바일 프로세서, 메롬

메롬 코어 프로세서는 2006년 4분기에 출시될 인텔의 모바일 프로세서이다. 그간 모바일 프로세서는 데스크탑 프로세서의 기술을 쫒는 수준에 불과했다. 즉, 데스크탑에서 최신 기술의 프로세서가 개발된 이후, 모바일 프로세서에 맞게 튜닝하여 재개발되는 방식이었다. 그렇다보니 모바일 프로세서는 항상 데스크탑의 아류에 불과했고 동급의 데스크탑 제품에 비해 속도가 느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메롬 프로세서는 상황이 다르다. 메롬부터는 오히려 거꾸로 프로세서의 견인차 역할을 모바일 프로세서가 하게 된 것이다. 즉, 2006년 4분기 이후부터는 메롬, 네할렘, 기로 등의 모바일 전용 프로세서가 개발된 후에 이 프로세서가 데스크탑에 맞게 재구성된 이후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진정한 모바일 시장을 열어줄 메롬 프로세서의 이모저모를 알아본다.

모바일 프로세서의 1차 혁명, 센트리노 플랫폼
모바일 프로세서를 말하자면 2003년 출시되었던 센트리노 모바일을 빼놓을 수 없다. 센트리노는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에 1차 혁명을 보여주었던 칩셋이기 때문이다. 2003년 초에 애플의 스티즈 잡스는 2003년을 랩톱의 해로 선언했다. 그만큼 휴대용 컴퓨팅 시장에 대한 가능성과 미래는 밝았던 것이다. 이어 인텔은 센트리노 모바일 컴퓨팅 플랫폼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휴대용 컴퓨터 시장을 열기 위한 모바일 전용 프로세서를 출시하기에 이르른다.

물론 그 이전에도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은 꾸준히 형성되어 왔다. 2003년 이전의 모바일 프로세서에서 크게 주목할만한 것은 트렌스메타의 크루소 프로세서이다. 크루스 프로세서는 클럭 위주의 성능 우선 위주로 발전해온 기존의 프로세서 시장에 큰 변화를 주었다. 크루소 프로세서는 저가격, 저전력, 저발열이라는 3가지의 강점을 갖추었던 제품이다. 기존 모바일 프로세서나 데스크탑 프로세서는 무조건 속도만 빠르면 최고라는 속도 만는 주의였던 데 반하여, 크루소 프로세서는 휴대용 컴퓨터에 최적으로 설계되었던 것이다. 크루소의 장점은 CMS(코드 모핑 소프트웨어)라는 메커니즘으로 동작함으로써 기존 인텔 모바일 프로세서에 비해 트랜지스터의 집적률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발열이 적고 성능이 좋았다. 그런 이유로 소니의 C1VJ, 후지쯔 P-1000 등의 서브 노트북이 크루소를 채택하면서 보다 작고 배터리 성능이 우수한 휴대하기 쉬운 노트북의 출시가 잇따를 수 있었다.

 크루소를 내장한 서브 노트북

이렇게 노트북 시장이 속도보다는 기능성과 휴대성으로 접근해가면서 인텔 역시 2003년 센트리노 발표와 함께 모바일 프로세서의 새로운 지표를 열기 시작했다. 센트리노는 노트북의 이용 행태에 변화를 주었던 프로세서로 3가지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비록 CPU 클럭은 낮지만 다른 프로세서에 비해 속도가 더 빠르다는 점이다. 둘째는 배터리 수명을 더 오래 지속하는 저전력 기술이 강화되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WiFi 네트워크를 탑재해 무선 인터넷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주목할 점은 인텔 센트리노는 펜티엄-M 프로세서, 미니 PCI 방식의 무선랜, 인텔 755 칩셋 3가지가 통합된 플랫폼이라는 점이다. 즉, 인텔은 프로세서 뿐만 아니라 무선랜과 칩셋까지 묶어서 판매해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정책으로 통합 모바일 프로세서 기술을 발표했던 것이다.
3개의 칩이 통합된 센트리노 플랫폼

인텔의 속보이는 센트리노 기술에 대해 많은 비판도 있었지만, 어쨌든 센트리노는 펜티엄 이후 최대 규모에 달하는 3억 달러의 마케팅을 펼치며 적극적인 모바일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 같은 물량 공세 덕에 센트리노는 노트북 시장의 활성화와 함께 인텔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이후 2004년 90nm의 도선 프로세서 그리고 2005년 요나 그리고 2006년에 메롬으로 이어지고 있다. 센트리노의 큰 성공 이후에 메롬은 새로운 모바일 시장을 열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안고 있다.

메롬 프로세서로 새로운 바람이 밀려 온다.
2006년 하반기에 출시될 메롬 프로세서는 65nm의 멀티 코어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또한 64비트의 확장 기능과 4MB의 고용량 캐시, LT 보안 기능과 여러 운영체제 구동 기능을 지원하는 VT, 가상화 기술, 4 -이슈 비순차 수행 엔진 및 향상된 성능의 부동소수점 유닛 (FPU) 등의 다양한 기술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 같은 고성능의 기술이 지원됨에도 불구하고 전력 소비량은 45와트 정도로 와트당 성능으로 볼 때 기존 프로세서에 비해 3배 이상의 성능을 구현하고 있다. 참고로 메롬의 데스크탑 버전인 콘로의 경우에는 65와트의 소비전력으로 펜티엄4의 95와트에 비해 2/3 수준에 불과하다. 그만큼 메롬 프로세서의 전력 소모 기술은 크게 발전된 것이다. 그 동안 프로세서는 속도 경쟁에 치우치면서 클럭 향상에만 주력하다보니 속도는 빠르지만 엄청난 전력을 소모하고 열을 발생하는 전기 먹는 하마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노트북에 사용되는 프로세서가 이처럼 전기 먹는 하마라면 배터리를 그만큼 많이 소비하기 때문에 휴대하는데 큰 불편을 초래한다. 그렇다보니 인텔은 2006년부터 2007년까지 칩 정책의 핵심 주제를 전력 소비 감소로 잡으며 칩의 핵심 기술과 디자인을 크게 변경한다고 공헌하고 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인텔은 2006년 메롬 프로세서부터는 데스크탑 위주가 아닌 모바일 위주로 프로세를 디자인하고 아키텍처 설계를 하겠다고 정책을 변화한 것이다.

이처럼 메롬 프로세서가 소비 전력당 성능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은 파이프라인을 적게 장착했기 때문이다. 펜티엄4의 경우 처음 출시될 당시 20 스테이지로 설계된 이후, 클럭이 높아질수록 31 스테이지까지 계속 늘어났다. 그렇다보니 자연히 전력 소비가 많고 열도 많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반면 메롬은 14 스테이지 파이프라인을 장착함으로써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싱글코어 플랫폼에서 한 개 이상의 작업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하이퍼스레딩 역시 포함하지 않을 계획으로 보인다. 어차피 메롬 프로세서는 듀얼 코어 아니 멀티 코어(2개 이상의 코어 내장)로 개발되기 때문에 굳이 전력 소모를 많이 유발하는 하이퍼스레딩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렇게 메롬 프로세서의 특징은 낮은 전력 소비에 있고 그것이 가능한 것은 여러 개의 코어를 확장할 수 있는 멀티 코어 덕분이다. 멀티 코어는 2개 이상의 코어를 프로세서에 내장하는 것으로 에너지 소비가 적으면서도 성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게다가 코어를 한 데 묶으면 데이터 경로가 줄어들어 성능이 더 향상될 수 있다는 추가적인 이득 마저 생긴다. 그렇다보니 초기 메롬 프로세서는 듀얼 코어로 가지만 이후에는 4개의 코어(쿼드 코어)가 내장되며 멀티 코어로 발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AMD 여기 2007년에는 4개의 코어를 가진 CPU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메롬 프로세서는 진정한 64비트 명령어를 지원함으로써 듀얼 코어 프로세서인 요나와 비교 우위에 있다. 메롬은 T5000에서 T7000 사이의 모델명으로 불릴 것이며, 데스크탑 버전인 콘로는 E4000에서 E6000의 모델명으로 불릴 것으로 예측된다. 그리고, 이들 모두는 인텔 코어 2 듀오로 불린다.

메롬 프로세서의 로고

2006년에 주력으로 판매되고 있는 프로세서는 듀얼 코어의 나파 플랫폼을 채택한 제품이다. 그리고 하반기에 앞서 살펴본 메롬(데스크톱은 콘로, 서버는 우드크래스트) 플랫폼이 주력으로 출시될 것이다. 그리고, 2007년에는 네할렘 그리고 이어서 기로가 모바일 프로세서의 뒤를 이으면서 데스크탑과 서버 프로세서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갑자기 1~2년 동안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이 급작스럽게 업그레이드되며 발전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모바일 프로세서 개발이 이원화되어 운영될 것이기 때문이다. 인텔은 네할렘, 기로 프로세서의 개발을 분리하여 운영할 계획이다. 즉 네할렘은 데스크탑 펜티엄4 엔지니어가 맡고, 기로는 모바일 프로세서인 요나와 메롬을 개발한 엔지니어가 맡아서 동시에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그렇다보니 2007년의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의 모바일 프로세서 로드맵

프로세서 시장을 지배하던 인텔에게 2003년 9월은 수치의 날이다. AMD가 PC용 64비트 프로세서인 애슬론 64를 먼저 출시하며 인텔보다 2년 빠른 PC용 64비트 시장을 열었던 것이다. AMD의 선제공격은 시장 점유율을 두 자릿수로 늘려가면서 인텔의 시장 점유율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5년 4월에 서버용 듀얼 코어 프로세서인 AMD 옵테론과 5월에 PC용 듀얼 코어 프로세서인 애슬론 64 X2를 출시하며 인텔에 두번째 충격을 주었다. 만년 2위, 저가 모델의 이미지를 벗어 던지며 성능으로 인텔을 위협하기 시작한 AMD는 2005년 8월24일에는 월스트리트저널과 USA 투데이 등에 서버용 듀얼 프로세서 성능 대결을 인텔에 제안하며 한껏 자신감을 만천하에 뽐냈다. 이러한 AMD의 도전에 위협받은 인텔은 더 이상 속도가 아닌 멀티 코어를 기반으로 한 저전력 소비를 강조하며 와트당 성능으로 차세대 프로세서의 경쟁 이슈를 바꾸려 하는 것이다. 즉, 이제 서버나 데스크탑이 아닌 노트북 대상의 모바일 프로세서로 차세대 프로세서의 성장 동력을 찾으려 하고 있다. 그 시작을 메롬 프로세서가 열어줄것이라 생각하고 메롬 프로세서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3년 전의 센트리노와는 달리 AMD를 겨냥하면서, 그간 소홀해온 저전력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프로세서(속도는 기본)로 메롬을 4번 타자로 내세운 것이다.

by oojoo | 2006/06/25 17:59 | STUDY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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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앤디K at 2006/06/25 19:06
저는 컴퓨터 칩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이 글을 볼 때 2006년 하반기에 배터리 수명도 길고 속도도 훨씬 빨라진 노트북 컴퓨터가 나올꺼라는 얘기네여? 제가 지금 9월쯤에 노트북을 장만할 생각을 하고 있는데, 메론 프로세서가 들어간 노트북을 기다리는 것이 나을까여? 어차피 초반에는 비싸서 사기도 어렵겠다는 생각도 들긴 들지만...쩝..ㅋ 리뷰 정말 잘 봤습니다. 어떻게 이런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계신지 참 존경스러워요. >.<
Commented by 머스타드 at 2006/06/25 19:49
메롬이라니.. 이름이 좀 이상해요.. ㅡㅡ;
Commented by pluto248 at 2006/06/26 13:16
노트북이 급하지 않으시면 기다리시는게 나을것 같습니다. 근데 올해말에 출시가된다면 노트북에 적용되고 가격이 안정화 되려면 거의 내년봄은 되어야할것 같군요. 그리고 사용시간도 다소 늘어나긴 하겠지만 실제로 노트북 전력소모의 70%정도를 LCD가 먹고 있기때문에 LCD쪽 기술이 획귀적으로 나오지 않는 이상 수명도 획귀적으로 길어지진 않을겁니다.
그리고 전력소모가 45W이면 적은것도 아니죠. 단지 와트당성능이 좋아진다는거기때문에 배터리시간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성능은 꽤 좋아진 (일단 64비트 듀얼이라는것만으로도) 다는게 아닌가 합니다.
Commented by 앤디K at 2006/06/27 19:55
ㅋㅋㅋ 그렇군여. LCD가 전력을 많이 소모하는구나. 좋은 가르침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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