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미디어, 블루레이 vs HD-DVD
1975년 VTR 시장은 소니의 베타와 마쯔시다의 VHS 방식 2가지 표준이 지배했다. 영상을 보관하고 유통하는 최적의 기술이었던 VTR의 저장매체였던 테이프는 연간 수십억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대박 시장이었기에 둘의 싸움은 치열했다. 치열한 싸움에서 결국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는 VHS가 지배하게 되었고, 베타는 소니 카메라가 독점한 방송국에서나 사용하게 됨으로써 마쯔시다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후 30년이 지난 지금 차세대 디지털 저장방식에 대한 제2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비디오 테이프에 이어 1997년 등장한 DVD가 미쳐 완전히 자리잡기 전에 새로운 매체인 블루레이와 HD DVD가 30년 전 베타와 VHS가 경쟁을 벌였던 것처럼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차세대 매체로 각광을 받고 있는 이둘 2가지 디지털 저장방식의 이모저모를 알아본다.

블루레이와 HD DVD의 탄생 배경
1877년 에디슨에 의해 축음기가 발명된 이래 여러 과학자와 사업가들의 참여에 의해 1948년 지름 30cm의 연주 가능한 레코드가 시판되었다. 이후 약 100여년이 지난 1982년에 필립스와 소니에 의해 12cm의 작은 크기의 오디오 CD가 개발됨으로써 디지털 방식의 오디오 저장방식이 선보이게 되었다. 오디오 CD의 성공과 함께 CD는 디지털 저장방식의 표준으로 자리잡게 되었으며, 1990년대 PC의 보급과 함께 CD-ROM 드라이브를 통해서 디지털 방식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매체로 각광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동영상을 저장하기에는 용량이나 비디오 기록 해상도 등이 미흡했기에 동영상에 맞는 디지털 저장방식을 필요로 했고, 그 자리를 DVD가 메꾸었다.

하지만, 1997년부터 소개되기 시작한 DVD는 뛰어난 기술과 제조업체들의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2001년까지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 이유는 DVD 플레이어의 비싼 가격과 DVD 타이틀의 부재 때문이었다.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그 기술을 이용해 볼 수 있는 콘텐츠가 적다면 누가 값비싼 비용을 지불하면서 볼거리없는 DVD를 사용하겠는가. 이후 보다 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DVD 타이틀로 출시되기 시작하면서 DVD 플레이어와 DVD-ROM 드라이브의 보급은 늘어가기 시작했다. 게다가 DVD 플레이어의 가격이 저렴해지기 시작하면서 급속도로 DVD는 기존 VTR을 대처하기 시작했고, PC에도 CD-ROM 드라이브를 대처하기에 이르렀다.

2004년부터 꽃피우기 시작한 DVD가 채 봉오리를 터뜨리기도 전에 또 새로운 규격이 고개를 들고 있다. 차세대 기술로 소개되고 있는 방식은 블루레이와 HD-DVD이다. 이들 방식은 DVD처럼 디지털 신호를 이용해 영상을 재현하는 방식으로 외형은 기존 CD, DVD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데이터 저장기술과 구현방식은 달라졌다. 650MB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었던 CD보다 DVD는 7배나 많은 4.7GB 정도를 저장할 수 있다. 블루레이와 HD-DVD는 DVD보다 6배에서 10배나 많은 30~50GB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물론 저장한 데이터의 재생방식도 개선되어 보다 선명한 화질과 음질로 비디오 감상이 가능하다. 즉, 물리적 공간은 동일하지만 그 안에 데이터를 기록하는 방식과 구현방식의 차이로 인해 보다 많은 시간의 비디오를 더욱 선명하고 사실감있게 저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왜 벌써 DVD 시장을 대체하려고 이 난리들일까? 그 배경에는 특허 수익이 있다. CD 표준을 개발한 소니, 필립스 등이 발명을 통해 수억달러씩의 특허 수익을 챙겼던 것처럼 차세대 영상 규격이 등장해야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그에 따라 특허 수익도 발생하기 때문에 제조업체들은 차세대 기술 개발과 표준 채택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미 DVD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문명과 과학 기술 아래 기술적 우위가 퇴색되어가고 있다. DVD 포맷보다 더욱 해상도와 화질이 뛰어난 HD TV 방송이 송출되고 있어 4.7GB의 저장공간을 가진 DVD로는 1시간짜리 HD 방송을 저장하는데 3장 가량의 디스크가 필요하다. 게다가, DVD는 비디오를 저장하기에는 적합하지만 게임 등을 저장해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2005년부터 차세대 DVD 기술 표준은 소니를 주축으로 삼성, 필립스 등의 블루레이 진영과 도시바를 주축으로 NEC, 산요전기, 인텔, MS가 가세한 HD-DVD 진영이 기싸움을 해왔다. 도중에 기술 표준안이 통합되는 듯 보였지만, 각 진영간의 특허 수익과 자존심 싸움으로 인해 서로 각자의 길을 가기로 하면서 경쟁을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 2006년 1월초 미국 라스베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CES(Consunmer Electronics Show)에서 양 진영의 최신 기술은 경합을 벌였으며 4~5월부터 블루레이와 HD-DVD 기술이 적용된 플레이어가 출시되고 있다.

블루레이와 HD-DVD의 차이점
블루레이는 이미 2004년부터 삼성, LG, 소니에 의해 블루레이 레코더가 출시되었고 2006년 5월부터 삼성전자에서 블레이어 플레이어를 선보이며 차세대 DVD 표준에 적극 나서고 있다. HD-DVD 역시 도시바에 의해 2006년 4월에 HD-A1과 HD-XA1이라는 HD-DVD 플레이어가 출시되었다. 이렇게 점차 시제품이 출시되고 있는 블루레이와 HD-DVD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블루레이는 레이저의 파장이 450nm 정도(DVD는 659nm)로 짧아 아주 작은 피트에 데이터를 읽고 쓸수가 있어 고밀도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그렇다보니 블루레이는 DVD보다 저장용량이 커서 약 50GB의 용량을 저장할 수 있다. 이렇게 데이터 저장용량이 크다보니 물리적으로 같은 형태의 디스크에 블루레이는 5~6배 이상의 고화질 영상을 2시간 가량을 저장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블루레이의 기록용량이 모두 50GB인 것은 아니다. 데이터 저장방식에 따라 단일 레이어는 약 23.3GB, 25GB, 27GB이며 더블 레이어는 46.6GB, 50GB, 54GB를 지원한다. 이렇게 데이터 저장공간이 크다보니 전송 속도 또한 중요하다. 블루레이의 데이터 전송률은 36Mbps로 DVD의 전송속도 10Mbps에 비해 3배 이상 빠르다. HDTV의 데이터 전송속도가 25MBps이므로 HD 방송을 녹화, 재생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속도다.

블루레이 디스크의 외형은 DVD와 같은 크기인 지름이 12cm인 원형 원반이다. 두께 역시 1.2mm로 DVD와 같지만 덮개 층의 두께가 0.1mm로 상당히 얇아 깨지기 쉬운 단점을 가진다. 그렇다보니 블루레이 디스크는 카트리지가 필요해 일반 DVD 디스크와는 달리 카트리지를 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하지만, 블루레이 기술은 계속 진화되고 있어 코팅을 통해 카트리지없이 사용 가능한 디스크도 개발되고 있다.

블루레이가 적용된 기기들은 비디오 재생기와 PC는 물론 다양한 전자기기에 탑재되고 있다. 우선 디지털 TV 보급에 발맞춰 디지털 방송 수신기를 내장한 블루레이 리코더는 고화질의 HD 방송을 디지털로 녹화할 수 있도록 해준다. 23GB의 블루레이 디스크에 최대 12시간(화질에 따라 최소 3시간) 분량의 TV를 녹화할 수 있다. 또한 소니와 마쓰시다에서 출시할 캠코더에는 블루레이 방식의 15GB 소형 디스크가 장착되어 고화질의 촬영을 가능하게 해준다. 그 외에도 LG전자의 셋톱박스에는 일체형 블루레이 리코더가 탑재됨으로써 디지털 방송 데이터를 5.1 채널의 음향과 함께 기록할 수 있으며 기존의 CD, DVD와도 호환이 된다.

HD-DVD는 블루레이와 마찬가지로 블루 레이저 기술을 기반으로 하며 405nm 파장을 사용한다. 한 면만을 사용하면 15GB를 저장할 수 있으며 듀얼 레이어를 사용하면 30GB를 저장할 수 있다. 블루레이에 비해서는 다소 용량이 적은 편이지만 화질은 블루레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저장용량의 차이로 저장할 수 있는 비디오의 시간이 다르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HD-DVD는 AOD(Advanced Optical Format)라고도 부르며 기존 DVD의 구조와 동일하기 때문에 완벽한 호환성을 가지고 있다. 물론 블루레이도 DVD와 호환이 되지만 이는 소프트 호환이기 때문에 기존 DVD를 보다 완전하게 사용하려면 HD-DVD가 더 유리하다.

HD-DVD는 블루레이와 마찬가지로 1920x1080의 HD급 해상도를 지원한다. 기존 DVD가 SD급인 720x480 해상도를 지원하고 있어 약 5~6배 이상의 해상도를 지원하는 것이다. HD-DVD가 갖는 블루레이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가격이다. HD-DVD는 기존 DVD와 생산 방식이 비슷하기 때문에 생산 라인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생산비가 블루레이에 비해 저렴하다. 그렇다보니 DVD와의 호환성도 우수한 것이다. 그래서 HD-DVD 플레이어가 블루레이 플레이어에 비해 반 정도의 가격으로 저렴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 블루레이 TV 레코더는 초기 1500달러, PC용 드라이브는 500달러, 디스크는 장당 20달러로 예상된다. 반면 HD-DVD의 플레이어는 반 정도 가격에 구매가 가능하다. 하지만, 디스크 가격의 차이는 크게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블루레이와 HD-DVD의 차이점은 데이터 저장 용량과 가격이다. 물론 기능적으로 보면 블루레이가 강력한 저작권 보호 기능과 비디오 카메라에서 직접 HD 영상 녹화 기능, 랜덤 액세스를 통한 비디오 편집 기능 등의 다양한 기능이 제공되어 우세다. 마치 30년 전 베타 테이프가 VHS에 비해 기능적으로 우수했던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HD-DVD는 뛰어난 호환성과 저렴한 가격으로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점에서 VHS와 닯았다. 물론 두 진영간의 싸움에서 누가 승자가 될지를 30년 전의 베타 vs VHS의 결과와 비교할 수는 없다.

블루레이 vs HD-DVD, 승자는?
과연 블루레이와 HD-DVD 중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표준에 대한 싸움은 사용자들에게 혼란을 줄 뿐 아니라 자칫 잘못 선택된 표준에 의해 소비자는 물론 사업주에게도 막대한 손해를 볼 우려가 있어 사회적 비용 낭비를 가져올 수 있다. 두 진영의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이다. 베타 테이프와 MD 등이 보급에 실패한 것은 이들 미디어를 통해 공급된 콘텐츠가 적었기 때문이다.

즉, 블루레이와 HD-DVD의 승자에 대한 결정은 콘텐츠의 몫인 것이다. 그렇다보니 이들 두 진영간의 싸움에는 단지 가전업체만의 경쟁이 아닌 PC업체와 할리우드의 메이저 스튜디오가 어울어져 있다. 즉, 차세대 DVD 기술 표준에 대한 경쟁에 하드웨어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얽혀있는 것이다. 이 같은 면에서 본다면 블루레이가 다소 우세한 상황이다. 블루레이 진영에는 20세기폭스, 소니픽쳐스, 디즈니, MGM 등의 메이저 영화사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반면 HD-DVD 진영에는 유니버설만이 참여해 있을 뿐이다.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러더스는 박쥐처럼 양쪽 모두에 손을 뻗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영화사가 압도적으로 블루레이측 손을 들어주고 있는 것은 블루레이에 탑재된 철저한 디지털 저작권 보호기능 때문이다. 영화사 입장에서는 DivX, DVD의 사례처럼 불법 복제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당연한 선택일 것이다.

하지만, 표준에 대한 선택은 결국 사용자의 선택에 달려있다. 콘텐츠 제공업체들이 블루레이의 손을 들어주려는 것은 자기들의 사업에 이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사용자들이 블루레이를 사용하지 않으면 더 큰 손해가 날 수 밖에 없다. 그런 이유로 블루레이와 HD-DVD의 표준 선택에서 소외받지 않기 위해 영화사와 여러 가전업체들은 양쪽 모두를 지원하는 보험을 들고 있는 추세이다. 즉,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러더스가 양쪽 모두를 지원하는 것처럼 삼성전자, HP 등도 양쪽 모두를 동시에 지원하는 콤보 제품을 내놓으며 어느 것 하나에 소홀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사용자의 선택에 의해 표준은 결정될 것이다. 그러한 면에서 보면 HD-DVD의 저렴한 가격과 우수한 호환성, 손쉬운 데이터 복제는 메력적인 장점들이다.

시장의 표준은 1~2년 안에 결정되지는 않는다. 1975년 등장하며 표준화 전쟁을 벌렸던 베타와 VHS의 전쟁은 1980년대에 본격 시작되었고 2002년이 되면서 베타는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무려 27년의 세월동안 표준 전쟁이 지속되었던 것이다. 블루레이와 HD-DVD의 공방은 이제 막 시작이다. 2005년부터 시작된 이 전쟁은 수 년은 지속될 것이며 2010여년 정도에나 결정될 것이다.(물론 도중에 양 진영의 대타협으로 빨리 끝날 수도 있다.) 게다가 DVD 시장은 당장 망하지 않는다. 리서치 회사인 In-Stat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판매된 DVD 플레이어(DVD 레코더)는 2005년에 1억 4080만대에서 2010년에는 25% 증가한 1억7660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즉, DVD 시장은 계속 커진다는 것이다. 이미 DVD가 CD를 대체한 표준이 된지 오래지만 아직 PC에서 주로 사용되는 데이터 저장장치는 CD레코더라는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존의 표준과 기술에 익숙한 사용자들이 금새 차세대 기술로 전이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DVD에 비해 차세대 DVD 기술들이 혁신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차세대 DVD 표준이 보다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아직 DVD의 데이터 용량으로도 불편함이 없다. 아직 HD 방송이 대중적으로 보급되고 있지 않아 HD 화질의 비디오를 녹화할 필요성도 없고 전체 DVD 타이틀과 비교할 때 차세대 DVD 타이틀은 아직 1% 아니 0.1%도 채 발매되지 않았다. 게다가, VTR에서 DVD로 진화되면서 느꼈던 우리의 기술적 감동과 비교할 때 DVD와 차세대 DVD(블루레이, HD-DVD)는 경이로운 감동을 주는 수준은 아닐 것이다. 즉, 현명한 소비자라면 차세대 DVD 진영간의 싸움을 우선 지켜보면서 이제 막 투자해서 구입한 DVD에 만족하며 DVD를 마음껏 체험해보라. 그리고 2~3년이 지난 후에 꼼꼼히 비교한 후에 표준이 될성 싶은 차세대 DVD를 선택해도 늦지 않다. 지금부터 아귀다툼의 표준 전쟁에 희생양이 될 필요는 없다.
by oojoo | 2006/06/20 07:50 | STUDY | 트랙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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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삼성전자, 유럽에서 듀얼 포맷 블루레이 플레이어 출..
The Register 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다음 달 유럽에서 HD-DVD 와 블루레이 포맷의 디스크를 모두 재생할 수 있는 플레이어를 출시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가격은 약 400유로이며 한화로 환산하면 50만 원이 좀 넘는군요. 가격 정보는 대만의 DIGITIMES 에서 공개했습니다. BD-UP5000이라 명명된 이 제품은 8월 말 베를린에서 개최되......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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