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의 새플랫폼, 기존 HDD/ODD 못쓴다?

컴퓨터 업그레이드하려면 아예 새로 사야 하나?
국내에는 2000만대 이상의 컴퓨터가 보급되었으며, 인구 1000명당 컴퓨터 보급수는 555.8대로 세계 9위안에 든다. 이렇게 이미 대중적으로 널리 보급되었기 때문에 컴퓨터는 2000년대부터 신규 판매 수요가 적어졌고 판매되는 컴퓨터 또한 1990년 하반기만큼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 못하다. 기껏 작년에 판매된 데스크탑 컴퓨터는 약 280만대 정도에 불과하다. 1990년대에만 해도 거의 매년 컴퓨터를 새롭게 구입하거나 업그레이드했던 나이지만 2003년 이후에는 부분적인 업그레이드만 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최근 인텔은 사우스브릿지 칩 ICH-8(코드명 브로드워터)에서 병렬ATA 지원 기능과 AC97 사운드 코덱을 제거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ICH-8을 채택한 메인보드에서는 기존에 사용하던 DVD-ROM 드라이브 등의 ODD를 사용하지 못한다. 기존의 컴퓨터 사용자들은 부분 업그레이드가 어렵고 아예 컴퓨터를 새로 사야만 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인텔은 이것을 계기로 기존 컴퓨터 사용자들이 새로운 컴퓨터로 교체하기를 원하는 것일까? 과연 인텔의 이 같은 전략으로 우리의 컴퓨터 구입 스타일에 변화가 오게 될까?

1. 인텔의 프로세스, 플랫폼 로드맵
1990년 후반과 2000년초만 해도 새롭게 출시되는 인텔의 최신 프로세서와 플랫폼에 귀를 쫑끗 세우며 관심을 기울였다. 또 실제로 PC 포탈 사이트로 대변되던 pcBee, K벤치 등의 벤치마킹 사이트는 높은 트래픽을 유지한채 컴퓨터 사용자들이 자주 찾는 대표 사이트였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지금은 왠만한 매니아가 아니라면 이러한 인텔의 최신 프로세서와 칩셋의 이름조차 모를 것이다. 나 역시도 3년 넘게 사용하던 펜티엄4를 부분적인 업그레이드만 한채 사용하면서 아무런 불편이 없어 새로운 인텔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없다. 2006년 3월 지금 전자상가에서 최신 데스크탑 컴퓨터를 구매하려고 하면 접하게 되는 인텔 프로세서의 이름이 프레스캇, 시더밀, 펜티엄 D 스미스필드, 펜티엄 D 프레슬러 등이다. 프레스캇과 시더밀은 싱글 코어 방식인 반면 스미스필드와 프레슬러는 듀얼 코어 방식의 프로세서이다. 이러한 프로세서를 지원하는 인텔의 메인보드 칩셋은 LGA775 타입의 최신 945P, 945G, 955X, 975X와 915 시리즈 등이 있다.

그런데 이러한 프로세서의 뒤를 잇는 차세대 콘로(Conroe) 코어 프로세서가 2분기부터 전세계에 공급될 예정이다. 콘로 코어는 14개의 파이프라인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개량된 메모리 관리 기술이 탑재되어 있다. L2 캐시 메모리 또한 4MB(or 2MB)를 사용할 수 있어 성능향상이 비약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인텔은 콘로 코어 프로세서를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코드명 브로드워터(BroadWater)인 G965, P965 등의 965 시리즈를 선택했다. 965 플랫폼은 1066MHz의 FSB를 지원하며 듀얼채널의 DDR2 800 메모리 구성을 지원한다. 또한 Advanced Media Capability 기술을 통해서 영상 처리 기술이 비약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Q965 칩셋에서는 두 개의 독립 영상 출력 포트를 지원해 듀얼 디스플레이 구성을 메인보드에서 직접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브로드워터의 사우스브릿지인 ICH8은 기존의 ICH7과 달리 그간 지원되던 Parallel ATA IDE 컨트롤러가 제공되지 않는다. 즉, 더 이상 기존의 EIDE 방식의 하드디스크와 CD-RW 등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대신 ICH8은 SATA라는 방식의 새로운 인터페이스가 지원된다. 이 점 때문에 2/4분기 이후의 인텔 최신 프로세서인 콘로 코어 프로세서의 플랫폼에서는 자칫 기존의 EIDE 방식의 하드디스크와 ODD 등을 사용할 수 없게 될 수 있다. 물론 ICH8은 기존 ICH7에 비해 성능이 더욱 향상된다. 우선 10개의 USB 포트와 Dual Hi-Speed 컨트롤러가 독립적으로 지원되고 쿨링팬의 속도를 메인보드에서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이 지원된다. 그 외에도 더욱 향상된 Active Management Technology, Gigabit Ethernet MAC 네트워크 기능, ACPI 3.0, High Definition Audio 등이 지원된다.

인텔이 이렇게 새로운 플랫폼에 AC97과 PATA 등의 Legacy를 제거한 것은(Legacy Free or Legacy Removal이라 지칭) 컴퓨터 시장에 커다란 변화를 주기 위함이 분명하다. 2006년에는 하드웨어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시장에 큰 변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드웨어는 32비트에서 64비트 프로세서로 업그레이드됨과 동시에 싱글코어에서 듀얼코어 시대에 접어들게 된다. 또한 블루레이, HD-DVD 등의 진보된 기술의 ODD가 소개될 것이다. 게다가 운영체제는 5년간의 동면을 깨고 하반기에 윈도우 비스타라는 새로운 소프트웨어가 출시될 계획이다. 이렇게 전반적인 컴퓨터 환경이 개선되면서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어 불필요하고 낡은 인터페이스를 과감하게 버린 진보된 플랫폼을 발표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렇다면 인텔의 모바일 플랫폼은 어떨까? 노트북은 데스크탑과는 달리 업그레이드가 쉽지 않아 대부분 교체를 한다. 그래서 노트북 시장은 데스크탑보다 빠른 속도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성장률이 높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보급형 노트북은 도선 코어 펜티엄 M 프로세서가 사용되며 고급형 모델은 코드명 요나로 불리는 모바일 프로세서가 장착되어 있다. 요나는 코어 싱글과 코어 듀오라 나뉘며 나파 플랫폼과 함께 하고 있다. 최근 선전하는 듀얼 프로세서 방식의 노트북이 바로 코어 듀오와 나파 플랫폼으로 구성된 노트북이다. 하지만, 2007년 하반기에는 데스크탑의 콘로 프로세서와 브로드워터와 동급은 노트북을 위한 메롬 프로세서와 나파 64(or 나파 리플래시)라는 플랫폼으로 구성된 노트북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렇게 인텔은 2006년 한 해를 데스크탑이나 노트북이나 듀얼 코어 방식의 프로세서를 도입하면서 새로운 플랫폼을 소개해 컴퓨터 전반에 걸친 변화와 변혁을 꾀하고 있다.

2. 시장의 헤게모니는 소비자의 손에 쥐어져 있다
그렇다면 2/4분기 이후에 콘로 프로세서를 사용한 컴퓨터를 구매할 때에 우리는 과거에 사용하던 HDD나 ODD와 같은 주변장치를 이용할 수 없게 되는 것일까? 우선 꼭 콘로 프로세서가 아니더라도 새로운 프로세서를 구입하게 되면 그와 함께 메인보드, 램, 그래픽 카드 등의 주요 시스템 장치를 교체해야 하는 것이 관례였다. 꼭 콘로 프로세서의 플랫폼때문이 아니라 펜티엄에서 펜티엄II, 펜티엄II에서 펜티엄III, 펜티엄III에서 펜티엄4로 업그레이드할 때는 보다 최적의 컴퓨터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관련 주변장치를 교체해야 했기 때문에 부분적인 업그레이드가 아닌 컴퓨터를 새로 구입하는 것이 나았던 것이다. 즉, 콘로 프로세서의 새로운 플랫폼인 브로드워터 때문이 아니라 최신의 프로세서에 맞는 컴퓨팅 동작을 위해서는 어차피 주변기기의 교체가 필요하다.

하지만, 브로드워터 플랫폼의 주목할 점은 기존에 사용할 수 있었던 EIDE 방식의 하드디스크와 ODD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시리얼, 패러렐 등의 인터페이스 또한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 시리얼 방식의 키보드나 마우스를 사용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런데, 콘로 프로세서가 반드시 브로드워터 플랫폼에서만 동작되는 것은 아니다. 콘로 프로세서는 기존의 945/955 플랫폼에서는 작동하지 않지만 i975X 플랫폼에서는 정상적으로 동작된다. i975X는 지금도 시판 중인 메인보드로 65nm 공정의 프레슬러 코어와 시더밀 코어를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은 4채널의 SATA와 HD 7.1 오디오 채널 등이 내장되어 있으며 EIDE 방식의 보조기억장치도 사용할 수 있다. 즉, 콘로 프로세서를 사용한다고 반드시 기존의 EIDE 보조기억장치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사용자가 i975X 플랫폼을 선택하면 기존 HDD, ODD도 사용할 수 있다.

게다가 비록 인텔이 발표한 브로드워터 플랫폼이 PATA를 더 이상 지원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메인보드 제조업체에서 PATA를 지원하는 브로드워터 기반의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 인텔의 브로드워터 플랫폼 규격은 레퍼런스이지 강제 사항이 아니다. 사실 인텔이 발표했던 ICH6 플랫폼에서는 USB 2.0 포트를 8개로 명시하고 있지만 ICH6 플랫폼을 사용했던 메인보드들이 모두 USB 포트를 8개 지원했던 것은 아니다. 또한 인텔은 820, 850 플랫폼에서 RDRAM을 표준 메모리로 자리잡게 하려고 레퍼런스로 지정하며 노력했지만 시장에서 RDRAM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즉, 인텔의 플랫폼에서 발표한 규격은 레퍼런스일 뿐이며 실제 소비자와 시장의 요구에 의해서 수정, 보완되어지는 것이다.

즉, 2006년 2/4분기 이후에 출시될 새로운 인텔의 플랫폼은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게 변경될 것이다. 그러므로 사용자들이 EIDE를 필요로 한다면 콘로 프로세서와 브로드워터 플랫폼에서 우리는 과거와 다름없이 EIDE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SATA는 PATA에 비해 이론적으로 약 150% 이상 빠른 인터페이스이다. 게다가 SATA를 지원하는 하드디스크는 2005년부터 꾸준히 출시되어 PATA와 가격 차이가 거의 없다. 또 ODD 제조업체들 역시 SATA를 지원하는 제품을 출시할 계획을 하고 있어 우리의 컴퓨터 플랫폼은 서서히 인텔이 발표한 인터페이스에 맞게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FDD가 불필요하고 자주 사용되지 않는 보조기억장치이지만 우리 컴퓨터에서 완전히 사라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것처럼 EIDE 역시 좀 더 많은 시간이 지난 후에야 우리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래서 지금 컴퓨터를 업그레이드할 계획을 갖춘 사용자라면 2006년 하반기까지 기다리라는 조언을 하고 싶다. 하반기에 출시된 최신의 플랫폼, 프로세서 그리고 주변기기를 벤치마킹한 후에 선택해야 향후 3~4년 이상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를 장만할 수 있다. 물론 하반기 출시되는 메인보드에서는 최신의 플랫폼과 프로세서를 사용하면서도 기존의 주변기기를 불편없이 이용할 수 있는 방안들이 제시될 것이다. 그러니 인텔의 새로운 플랫폼 발표에 대해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by oojoo | 2006/03/04 21:35 | STUDY | 트랙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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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서명덕기자의 人터넷세상 at 2006/03/07 07:26

제목 : 인텔 "새PC엔 기존 PATA HDD 사용..
인텔이 차세대 주기판 칩셋에 병렬 ATA(P-ATA) 기술을 완전히 제거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차기 버전 PC으로 업그레이드하고자 하는 사용자는 기존 하드디스크(HDD)는 물론이고 CD롬 등 각종 광 드라이브(ODD)까지 완전히 교체해야 할 전망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레거시 장치(legacy, 종래의 컴퓨터가 채용한 인터페이스의 총칭)를 밀어내겠다는 인텔의 의도로 풀이된다. 인텔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컴퓨터 주기판의 차세대 사우스브릿지 칩 ‘ICH8’은 병렬 ATA을 제거하고 직렬 ATA(S-ATA)......more

Commented by SoGuilty at 2006/03/05 00:29
인텔 사기 싫으면요? [..]
Commented by oojoo at 2006/03/05 19:04
To SoGuilty : 저도 올 하반기 컴퓨터 구입은 AMD를 할까 고민 중이랍니다. 안정성이나 호환성면에 있어서 이미 검증이 된데다가 가격도 싸서 다음 PC는 AMD를 고려하고 있죠. 인텔이 잘못된 플랫폼 정책을 펼치면 오히려 AMD에겐 큰 호재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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