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인터넷, 정액제와 종량제 무엇이 바람직할까?
휴대폰 요금 월 5만원, 초고속 인터넷 사용료 3만5천원, 무선 인터넷 사용료 1만5천원으로 월 약 10여만원이 통신료가 지출되고 있다. 물론 집 전화비를 포함하면 전체 약 12만원 정도이다. 10년 전 PC통신으로 데이터 통신을 하기 전에는 유선 전화와 공중전화만을 사용해서 월 약 3만원도 되지 않는 통신료를 사용했는데, 10년 사이에 무려 4배의 통신료를 지출하게 된 것이다. 늘어난 통신비는 내 개인의 생산성 향상이나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데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초고속 인터넷과 무선 통화 그리고 무선 인터넷은 개인의 삶은 물론 사회, 정치, 경제, 문화 전반적으로 큰 변화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데 일조한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그러한 이득이 지출하는 비용보다 큰 것인지 따져볼 필요는 있다. 만일 불필요한 비용이 과다 지출되고 있다면 그것은 결국 사회 전체적으로 보아 큰 손실이다. 게다가 이러한 통신 서비스는 공공재에 가깝기 때문에 잘못된 비용 책정은 정보격차를 부추기고 부익부 빈익빈을 양산할 우려가 있다. 암튼 사용자에 따라 통신비 지출의 규모는 다르겠지만 10년 전에 비해 갈수록 통신비 지출이 늘어나는 것은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일일 것이다.

1998년 7월에 두루넷은 케이블 TV망을 이용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오픈했다. 기존의 모뎀을 이용한 통신(56Kbps)에 비해 무려 100배나 빠른 속도(5Mbps 이상)의 서비스가 월 5만원의 정액제로 제공되면서 한국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인터넷 인프라를 갖출 수 있게 된 것이다. 게다가 초고속 인터넷 사업자간의 경쟁은 더 저렴한 비용으로 보다 빠른 속도의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촉매 역할을 했다. 지금 우리는 일부 지역에 국한되지만 초고속 인터넷이 처음 등장하던 98년의 그때보다 반 값의 가격으로 20배나 되는 100Mbps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정액제의 가격 정책은 전체 가구수의 85% 이상이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토대가 되었다. 그리고 세계 IT 시장의 안테나 기지가 될만큼 한국의 인터넷 시장은 앞서갈 수 있게 되었고 관련 산업의 성장을 가져다 주었다. 그만큼 가격 정책은 중요한 것이다.

물론 초고속 인터넷 업체들의 제살 깍아 먹기 식의 경쟁은 수익률의 하락을 가져왔고 두루넷, 하나로통신의 경영 악화를 유발시키기도 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KT를 주축으로 초고속 인터넷의 종량제를 내비치기도 했으며 인터넷 공유기를 사용하는 경우에 추가 PC에 요금을 부과하는 상품을 기획하기도 했다. 물론 이러한 움직임은 사용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쳐 구체적으로 실현되지는 못한 상황이다. 이렇게 우리 생활에서 통신은 공공재에 가까운 필수적인 서비스로 자리매김하면서 가격 정책이 주는 파급효과가 대단하게 되었다.

이러한 시점에서 무선 인터넷 가격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할 때이다. 2006년은 무선 데이터 통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무선 데이터 통신은 WiFi(802.11b와 802.11g)와 EV-DO 등을 통해서 제공되어 왔으며, 2006년에는 WiBro, HSDPA 등의 새로운 무선 데이터 통신이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KT, SKT 등의 통신 사업자 역시 더 이상 확대되지 않는 초고속 인터넷 시장에 대한 대안으로 무선 데이터 통신 사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네비게이션, 휴대폰, PMP, DMB 단말기와 MP3P, PDA, 노트북 및 게임기 등에서도 무선 데이터 통신 모듈이 기본 탑재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용자가 사용하는 각종 디지털 기기는 무선으로 인터넷에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때의 가격 정책은 무엇이 바람직한 것일까?

사업자 입장에서는 각각의 단말기마다 별도로 가입을 하고 통신료를 과금하는 것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일 것이다. 또한 정액제보다는 종량제 형태로 서비스하는 것이 초고속 인터넷 사업의 전철을 밟지 않는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패킷 단위의 종량제 과금은 이미 기존의 EV-DO를 통한 패킷 과금이 사용자에게 상당한 비용의 부담을 안겨주어 활성화되지 못했음을 상기해보면 그리 바람직한 과금 방식은 아니다. 또한, 각 단말기마다 요금을 부과하는 것은 초고속 인터넷의 과금처럼 내게 할당받은 일정한 회선을 사용하는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 될 수 있다. 그런만큼 무선 데이터 통신에 대한 과금은 사업자의 입장에서만 결정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유선 통화료의 경우에 유선과 무선(휴대폰) 2가지로 지출하고 있으며 무선의 비중이 계속 커져가고 있다. 하지만 통화료는 기본적으로 종량제이기 때문에 무선의 비중이 커진만큼 유선의 비중은 줄었다. 하지만 데이터 통신의 경우는 유선(초고속 인터넷)이 정액제인만큼 무선 데이터 통신이 활성화되면 초고속 인터넷 사용료 외에 새로운 무선 인타넷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기에 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 밖에 없다. 무선 데이터 통신요금은 합리적이면서 소비자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한 가격정책이 필수적이다. 통신 서비스는 사용재가 아닌 공공재이기 때문에 ‘안쓰면 그만이지’라는 소극적인 대응은 금물이다.
by oojoo | 2006/02/13 12:55 | Column | 트랙백(1)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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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Analogue Story at 2006/12/15 10:08

제목 : HSDPA 요금과 현재의 인터넷 인프라
관련글: 1달에 최대 11억 청구되는 3세대 무선인터넷 이 글을 읽기 전에 되도록이면 위 글을 한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요즘 SK에서 HSDPA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내년 3월 31일까지는 정액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죠. 하지만 사정에 따라 그 이후는 비싼 요금을 내게 될지도 모르죠. 그에 대해 반발하는 사람들도 많군요. 저는 93년에 처음으로 천리안을 가입하면서 통신이라는 것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사람......more

Commented by mooni at 2006/02/14 16:00
"데이터 통신의 본질은 정액제" - NTT Docomo 나카무라 사장
이 말이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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