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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1시에 정막이 흐르는 방안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노라면 평소 들리지 않던 선풍기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가면 컴퓨터 본체 속이다. 평소 사무실이나 낮에는 들리지 않던 소음이 여간 신경쓰는 것이 아니다. 컴퓨터를 꺼보면 조용함 속의 컴퓨터 소음이 얼마나 시끄러웠던 것인지 쉽게 알 수 있다. 386, 486, 펜티엄, 펜티엄II, 펜티엄III에 이르기까지 속도 경쟁으로 치달았던 컴퓨터는 펜티엄4에 접어들면서 소강 상태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디자인, 기능 경쟁으로 보다 슬림하고 예쁜 디자인의 베어본 PC, 홈씨어터를 표방하는 HTPC 등이 등장했다. 이제 속도는 거기서 거기가 되었기에(물론 일반적인 컴퓨터 사용 수준을 기준으로 했을 때) 좀 더 잘 빠지고 시각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컴퓨터가 대접을 받게 된 것이다. 사실 MP3P, 휴대폰 등 전자기기들이나 상품들은 시장 성숙기에 접어들기 시작하면 성능과 기능보다는 안정성, AS, 디자인이 부각되기 마련이고 컴퓨터 시장도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지 오래고 그렇다보니 디자인적 측면이 강하게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디자인으로는 부족하다. 사실 컴퓨터는 책상 위에 올려져 있는 것도 아니고 거실에 두고 사용하지도 않는다. 대체로 방안의 보이지 않는 책상 아래에 두고 사용하다보니 디자인이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 어차피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두다보니 가구처럼 디자인이 제품 선택에 필수 요건은 아니다. 부수적인 고려 대상일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컴퓨터를 구입할 때 무엇에 고민하고 신경써야 할까? 지금이야 필자도 지인들에게 컴퓨터를 추천할 때 빠지지 않고 하는 얘기가 AS가 쉬운 곳을 선택하라고 한다. 즉 조립 컴퓨터보다는 브랜드 컴퓨터를 선택하라고 한다. 고장나면 스스로 고치기 어렵기에 고장에 대한 RISK를 떠안지 말고 AS가 편한 브랜드 컴퓨터를 구입하라는 조언을 한다. 그리고 컴퓨터 성능은 어차피 전문적인 컴퓨팅 작업을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 이상 큰 차이가 없는만큼 주어진 예산에 맞춰서 선택하라는 부연 설명을 해준다. 하지만 이제 그 조언에 한 가지가 더 추가될 것같다. 바로 무소음이다. 컴퓨터로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는 것은 더 이상 특별한 것이 아니다. 오디오가 놓여져 있던 카페나 매장에도 이제 컴퓨터가 대신하고 있다. 통계청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02년 국민 1인당 컴퓨터 사용시간은 일 2시간 정도이며, TV 시청시간은 3.2시간 정도로 집계되었다. 아마도 3년이 지난 지금 PC 사용시간과 TV 시청시간의 차이는 더욱 줄어들었을 것이다. 아니 10~20대의 경우에는 아마도 PC 사용시간이 TV 시청시간을 추월했을 것이라 짐작해본다. 이렇게 컴퓨터가 오디오, TV, 비디오 등에 비해 친숙하고 더 오랜 시간을 함께 하게 된 가전기기가 되면서 과거보다 더 까다로운 요구조건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소음 문제다. 멀티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로 활용되는 오디오, 비디오, TV, 라디오 등은 동작 시에 소음이 그다지 발생하지 않는다. 이러한 멀티미디어 기기는 기본적으로 소리를 출력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잡음이 삽입되면 감상에 방해가 될 수 밖에 없다. 생각해보라. 긴장감이 넘치는 공포 영화의 한 장면에서 계속 시청을 방해하는 컴퓨터의 쿨링팬 소리가 반복된다면 영화 볼 마음이 나겠는가. 게다가 라디오를 듣는데 칙칙거리는 잡음이 들어가면 청취에 방해가 되는 것처럼 MP3를 재생하는데 컴퓨터의 소음이 신경쓰이지 않을리 없다. 컴퓨터 소음은 생각보다 심하고 컴퓨터 속도가 빨라질수록 오히려 소음은 더 커지고 있다. 그것은 컴퓨터의 성능을 좌우하는 CPU, 램, 그래픽카드, 하드디스크 등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그만큼 열이 많이 발생하고 그 열을 식혀주기 위해서는 보다 커다랗고 빨리 돌아가는 쿨링팬이 필요하다. 그래서 CPU 속도가 빨라질수록 CPU의 열을 식혀주는 쿨링팬의 크기 또한 커지고 덩달아 팬의 회전 속도도 빨라진다. 그래서 소음은 더 커지기 마련이다. 새로운 CPU가 출시되면 과거처럼 속도만이 화두가 아니라 필연적으로 함께 따라오는 것은 안정성에 대한 의문이다. 쿨링팬이 제대로 CPU의 열을 식혀주어 안정적으로 동작하느냐, 속도가 빨라진 대신 소음이 더 심해지지는 않았는지를 평가받는다. 1999년 AMD는 애슬론 CPU를 출시하면서 인텔 CPU의 성능에 도전장을 냈다. 하지만 이 CPU는 빠른만큼 고속의 쿨링팬을 장착함으로써 소음이 심해 사용자의 외면을 받았다. 2003년에 출시되었던 nVidia의 지포스 FX5800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속도는 빨랐지만 고열의 그래픽 칩셋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혀주기 위해 쿨링팬과 덕트 시스템을 장착해야 해서 사용자들의 냉담을 받기에 이르렀다. 2004년 인텔이 펜티엄4의 코어를 노스우드에서 프리스콧으로 바꾸었을 때에도 이러한 소음과 발열 문제가 인텔의 발목을 잡았었다. 프리스콧은 엄청난 발열에 따르는(집접도가 기존에 비해 2배로 높아진만큼 발열이 많아진 것도 당연지사) 열을 식혀주기 위해 거대한 크기의 쿨링팬을 필요로 했다. 그 쿨링팬은 소음을 동반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에어덕트라는 케이스 가이드라인조차 사용자들의 냉담을 받기에 이르렀다. 이 같은 소음에 대한 얼리아답터, 파워유저 그리고 특정 분야의 컴퓨팅 작업을 필요로 하는 전문가들의 끊임없는 관심은 소음없는 냉각 기술과 제품의 탄생을 이끌어냈다. 필자가 2000년도에 만나보았던 잘만테크라는 회사는 1999년에 회사를 설립해 한국은 물론이거니와 세계적으로 무소음 컴퓨터 냉각 시스템 제조업체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이러한 틈새 시장 개척으로 인해 잘만테크는 2000년 4억의 매출에서 2003년 160억원을 달성했고 2006년에는 540억원을 목표로 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잘만테크는 2002년 컴덱스에서 ‘CNPS7000 Cu’ 쿨러로 ‘BEST of COMDEX Awards’ 상을 수상한데 이어 2003년 라스베가스 컴덱스에서는 ‘TNN 500A’ 케이스로 ‘BEST of COMDEX Awards’, 2006년 1월에는 라스베가스 ‘CES 2006’에서는 ‘TNN 300’이 혁신상에 선정되는 기술력까지도 인정받고 있다.이제 컴퓨터는 휴먼 인터페이스를 위한 설계에 한걸음 다가서고 있다. 그 시작이 바로 무소음인 것이다. 조용한 컴퓨터, 이제 컴퓨터 선택의 기준이 되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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