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SKT의 포탈과 콘텐츠에 대한 갈망...
한국도로공사는 전국을 잇는 도로에 대한 통제권을 가지고 있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모든 차량은 도로공사에 통행료를 지불해야 한다. 도로공사의 연간 통행료 수익은 약 2조4천억원이다. 자동차 한 대당 연간 약 16만원의 통행료를 부담하고 있다. 게다가 전국의 고속도로 휴게소와 주유소 등에서 발생하는 임대 수익료까지 합하면 한 해 도로공사의 수익은 7조가 넘는다. 도로망을 지배하는 도로공사는 유통과 물류의 중심에 있으며 상당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있어 인터넷망을 곧 도로와 같다. 인터넷망을 가지고 있는 KT, SKT 그리고 데이콤, 하나로텔레콤은 도로공사와 같은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하루에도 수십억개의 메시지와 데이터가 인터넷이라는 도로를 통해서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일반 사용자들에게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받는 연간 수익은 약 1조5천억원 정도이다. 하지만 도로공사와 같이 인터넷 통행료를 종량제 방식으로 부과하지 않을 뿐 아니라 1개 사업자가 독점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거대 6개의 사업자와 작은 케이블 방송업체까지 끼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하다보니 연간 시장 규모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고 수익률마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이미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는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신규 가입자 확보는 어려워지고 있고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의 과당 경쟁으로 인하여 월 사용료는 1만5천원까지 하락했다. 사실 한 명의 가입자 유치와 유지를 위해서는 연간 40여만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데 월 1만5천원의 수익으로는 가입자 1명당 연간 18만원의 매출 밖에 발생하지 않아 오히려 손해나는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50% 이상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KT가 인터넷 통행료를 정액제가 아닌 종량제로 변환하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여기서 인터넷 종량제에 대한 옳고 그름을 따지고 싶지는 않다. 인터넷은 공공제의 성격을 가진 것으로 고속도로 통행료와는 다르게 해석할 수 밖에 없다. 어쨌든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ISP의 돈 안되는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가 이제는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아 도약해야 함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사실 90년대 초반 망을 지배하던 사업자들은 단순히 도로를 통제하고 보유하고 있다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도로의 주요 길목에 휴게소를 만들어 사용자들이 찾아오도록 하는 서비스를 운영함으로써 블루오션의 창출에 성공한 것처럼 보였다. KT의 하이텔, 데이콤의 천리안, SK의 넷츠고 등이 그것이다. 그때는 망을 보유하고 있지 않던 업체들도 이러한 휴게소를 만들어 운영하였으며 대표적인 곳이 나우콤의 나우누리, 삼성SDS의 유니텔이었다. 하지만 이후 WWW 시대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함으로써 망을 가지지 않은 순수 온라인 사업체들인 네이버, 다음, 네오위즈 그리고 외국의 자본과 선진기술로 국내에 들어온 야후, 라이코스 등에 시장을 빼앗기고 말았다.

한국의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지금과 같은 e세상을 만들어준 곳이 망 사업자들인데 이들은 그 결실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실은 엉뚱하게도 그러한 망에서 휴게소를 제대로 차린 포탈 사이트와 쇼핑몰 등의 운영업체가 독식하고 있다. 그나마 무선망을 초고속 인터넷과 하이브리드함으로써 효과적인 서비스(네이트닷컴)를 제공하면서 새로운 트렌드인 미니홈피 서비스(싸이월드)를 눈여겨보고 이를 인수한 SKT가 망 사업자로서는 유일하게 선전하고 있다. KT는 하이텔의 뒤를 이어 한미르, 하이홈 등의 여러 브랜드를 거쳐 파란닷컴으로 시장의 문을 꾸준히 두드리고 있지만 역부족일 뿐이다. 데이콤 역시 천리안 이후 심마니, 심파일 그리고 철닷컴 등의 사이트로 거듭나며 재기를 노렸지만 역시나 주류에 편입하는 것에는 실패했다. 두루넷의 코리아닷컴, 하나로텔레콤의 하나포스닷컴도 모두 실패한 사이트들이다.

이런 현실에서 KT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파란닷컴에 계속 투자해야할까? 또 새로은 브랜드를 만들어야 할까? 이렇게 1년이 흐르고 3년이 흐르게 되면 결국 SKT에 뒤질 수 밖에 없다는 내부의 강한 자책이 흘러나올 수 밖에 없다. 그렇다보니 올해 초부터 충분한 인지도를 가진 순수 포탈의 인수에 대한 흑심이 흘러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 대상으로 다음, 엠파스, 드림위즈 등이 거론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정도면 SKT의 네이트닷컴과 한 판 승부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음 등의 포탈은 휴게소의 역할을 하기에는 충분하지만 휴게소에 진열할 충분한 상품을 가지고 있지는 못하다. 그러니 휴게소에 진열할 콘텐츠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아끼지 않을 수 없다. 결국 KT나 SKT는 망 사업자로서의 만족에서 벗어나 이러한 망을 활용해서 본격적으로 도로를 지나가는 사용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유입력을 갖춘 포탈과 이 포탈에 진열할 수 있는 상품에 투자하는 사업을 준비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KT의 다음 인수는 KT로서는 현재 취할 수 있는 최선일 것이다.

KT의 다음 인수설에 대한 다음의 공식적 입장은 NEVER였다. 하지만 M&A나 인수, 합병에 대한 코멘트들은 정치인들의 말과 다를 바 없다. 진정한 NEVER는 아닐 것이다. NEVER의 N을 빼면 EVER이다. 인수에 대한 다음의 입장은 NEVER가 아니라 EVER가 아닐까?
by oojoo | 2005/07/17 09:56 | Column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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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글틀양 at 2005/07/17 17:43
케이티는 기본적으로 컨텐츠 사업을 하기에는 너무 경직되어 있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죠. 자신들의 사고방식을 바꾸기전에는 아무래도 힘들 것같아요. 정보화사회를 선도하기에는 너무나도 농경사회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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