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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PC 사업의 위기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한국의 중견 컴퓨터 기업인 삼보컴퓨터의 과거와 오늘을 보면 컴퓨터 산업의 문제를 쉽게 예견할 수 있다. 2000년대 초 삼보컴퓨터의 기업가치는 1조원을 육박하였다. 하지만 2005년 5월 지금 기업가치(주식총수x주가)는 1/10도 채 되지 않는 966억원이다. 게다가 지난 4월 그나마 중소 컴퓨터 기업으로 자존심을 지키던 현주컴퓨터마저 은행에 돌아온 24억원의 어음을 막지 못하고 부도처리 되었다. 작년 세진컴퓨터, 컴마을 등 많은 중소 컴퓨터 업체가 도산하고 이제 남은 중소 업체라고 해봐야 주연테크와 대우컴퓨터 뿐이다.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한국의 컴퓨터 산업은 회생할 기미가 없는 것일까? 사실 IMF 이후 2000년부터 컴퓨터 시장의 이슈가 사라진지 오래다. 1990년은 최신의 기술과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컴퓨터 시장의 이슈를 만들었고 이것이 수요자를 자극하는 촉매제가 되었다. 특히 업글병이 걸린 컴퓨터 매니아들은 연일 새로운 컴퓨터 기기들을 구입하며 컴퓨터 시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2000년에 접어들면서 실수요자는 사라지고 컴퓨터는 인터넷 서비스와 휴대폰, MP3P, 디지털 카메라 등에 밀려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64비트 CPU가 작년에 출시되어 1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은 64비트 컴퓨터에 그다지 큰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 386, 486, 펜티엄, 펜티엄II, 펜티엄III 등이 출시되던 때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사용자는 이제 더 이상 빠르고 강력한 성능의 컴퓨터에 관심을 주지 않고 있다. 왜일까? PDF로 리뷰보기우선 컴퓨터 보급률이 이미 70%에 육박하면서 신규 수요가 90년대에 비해 떨어졌기 때문이다. 즉 2004년 4월을 기준으로 국내 컴퓨터 보급률은 2.4가구당 1대꼴로 신규 수요가 급격히 줄었다. 천상 이미 기존의 컴퓨터 구매자들의 대체 수요나 업그레이드를 기대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컴퓨터 속도에 큰 불편함을 느끼고 있지 않은 사용자들이 굳이 컴퓨터를 교체할 리가 만무하다. 펜티엄 시장을 이끈 윈도우 98, 펜티엄II 시장을 연 게임, 펜티엄III의 성공을 가능하게 해준 윈도우 XP 그리고 펜티엄4를 이끌고 있는 3D 게임이 컴퓨터의 대체수요와 업그레이드를 가능하게 해준 요인들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러한 이슈를 만들 소프트웨어나 서비스가 부재하다. 이렇게 침체 일로의 컴퓨터 시장에 대한 자구책으로 중소업체들은 가격을 끝없이 낮추다 보니 마진이 적어져 수익 구조가 악화되고 있다. 대기업은 홈쇼핑과 다양한 대규모 유통망을 통해 저가형 PC 시장을 공략하고 있고, 해외 기업들도 물량공세를 통해 저가행진을 가속화하고 있어 상황은 더욱 어렵기만 하다. 실제 중국 최대의 PC업체 인 레노버가 한국IBM의 PC사업부를 인수하면서 한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중소업체의 어려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한국의 컴퓨터 제조업체는 삼성컴퓨터, 삼보컴퓨터, 주연테크 그리고 대우컴퓨터가 명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국 컴퓨터 업체의 미래가 암울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삼보컴퓨터는 작년부터 저가형 노트북을 판매하면서 노트북 시장 점유율이 11%에서 20%로 급상승하며 시장 2위에 진입하게 되었다. 올해 초부터 판매되던 에버라텍은 이미 1월에만 1만2천대가 판매되면서 당초 월 1만대의 목표를 이미 20%나 뛰어 넘게 되었다. 또한 주연테크도 작년 1분기 6만7천대에 불과하던 판매량이 홈쇼핑과 영업 강화 정책으로 올해에는 9만5천대로 늘고 1분기 순이익만해도 1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아이코다, 이지가이드 등의 인터넷 쇼핑몰도 인터넷 충성 회원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과 고가형 제품 출시로 인해 매년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 시장의 상황은 기회보다는 위협이 많지만 대기업이나 해외기업이 할 수 없는 발빠른 시장 대처와 틈새 시장 공략 등으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작년부터 중소 컴퓨터 업체들의 부도와 도산 소식으로 컴퓨터 업계의 현황이 좋지 않지만 그 틈새에서도 안정적인 사업을 운영하며 꾸준한 성장을 하고 있는 중소업체들이 있기에 한국의 컴퓨터 산업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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